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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황]2016-12-13

홍콩에서 돌아온지 2달정도가 지났습니다.

집도 구하고 사무실도 렌트했으며 기타 등등 많은 일을 했지만 특별히 기억나는 일은 없네요

요즘 여행 가고 싶다는 생각만 계속 들고 가끔 방랑자 생활이 그립습니다. 한 곳 자리잡고 머무른다는건 쉽지않네요.  어릴적 노자의 상선약수를 들으며 물처럼 살고 싶다고 생각하곤 했는데, 물처럼 이러저리 흘러 다니는 삶을 살고 싶었던건 아니였기를 바래봅니다.

 

홍콩의 삶과 한국의 삶의 가장 큰차이는 관습의 차이일것 같습니다. 홍콩의 관습을 제가 알지 못하기에 홍콩의 규휼과 관습을 따르지 않고 편하게 살았습니다. 쉽게 이야기하면 눈치 없이 살았고 그렇게 살아도 다들 이해 해주는 환경이였습니다(홍콩사람들이 너그러워서가 아니라 이방인이기 때문에). 그러나 한국에서는 다르죠. 저를 잠깐 풀어주었던 관습이 저를 다시 잡습니다. 사회가 정의해둔 20대 후반에  해야하는 것들. 안하면 낙오자고, 배신자이기 때문에 거스를수 없는 것들. 다시 스트레스로 다가오네요. 여행을 간다면 그런것들을 피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일까요? 여행에 대한 간절함은 더 커져갑니다.

 

2달동안 홍콩에서 일을 받아 프리랜서로 근무 중입니다. 월급날을 지키지 않는 보스 때문에 스트레스가 이만 저만 아니지만, 월급만 잘 들어온다면 제 불평은 그저 안락한 삶 속의 징징됨 정도로 정의될 것 같습니다. 그러나 불확실한 미래에서 오는 스트레스는 단순히 징징된다고 말할 수 없고 진짜 고민이라고 이야기 할수 있겠네요.

 

http://opyeung.com 을 오픈했습니다. 긍정적인 피드백은 찾기 힘든 이 서비스를 두고 고뇌가 깊어지네요. 이 서비스를 어디로 데리고 가야할지, 어떤것을 수정해야할지, 보이는 버그는 언제 고칠지 등 쉬운건 세상에 없습니다.  벤쳐를 하는것도 아니고 안하는 것도 아닌 반쯤 걸친 어정정한 상황을 빨리 정리하고 싶지만 그럴 용기가 없습니다. 얼마간은 지켜봐야겠죠. 다시 목표를 세우고 달려야 할것 같은데 용기가 안나네요. 마치 라라랜드 속 여주인공이 자신이 준비한 연극에 사람들이 올지 두려워 하는것 처럼 저의 오평도 두렵습니다. 제가 헌신한 시간과 노력이 다른 사람을 통해 거부 된다는건 제 멘탈로 견디기가 쉽지 않네요.

 

프리랜서로 일하면서/오평을 준비하면서 개발에 대한 전문지식은 모르겠으나 개발에 대한 저의 철학은 자리를 잡는 것 같습니다. 제게 개발(프로그래밍 언어로 무언가를 만드는 행위)는 예술 행위입니다. 개발이라는 예술 행위는 아름다워야 하며, 다른 사람에게 놀람(fascinating)을 줄 수 있어야 합니다.  갈길은 먼것 같네요. 해야할 것도 많고. 알면서 행동하지 않는것에 대한 괴로움은 크고. 결국 행동하는 사람이 되길 원합니다.